소니·워너 채플이 앤트로픽을 고소했습니다
소니 뮤직 퍼블리싱과 워너 채플 뮤직이 2026년 8월 28일 금요일 늦게 북부 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에 Anthropic을 제소했습니다. Claude 학습을 위해 저작곡을 불법으로 토렌팅하고 스크래핑하고 내려받았다는 주장입니다.
앤트로픽을 상대로 한 음악 업계 소송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23년 10월 UMG와 콩코드와 ABKCO가 500곡가량으로 시작했고, 2026년 1월 같은 원고들이 2만 곡 이상으로 범위를 넓혀 30억 달러 넘게 청구했습니다. 3월에 BMG가 493곡으로, 8월 17일에 라운드힐 뮤직이 Suno와 앤트로픽을 각각 상대로 최대 10억 달러씩 걸었습니다. 이번이 네 번째 물결입니다.
그래서 "또 소송인가"로 넘기기 쉬운데, 이번 건은 청구를 짜는 방식이 앞선 것들과 다릅니다. 그 차이가 지난 1년간 미국 법원이 AI 학습 데이터를 어떻게 판단해왔는지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학습이 아니라 수집
작년 9월 앤트로픽이 책 저자들과 15억 달러에 합의한 Bartz 사건을 돌아보죠.
그 사건에서 판사가 갈라놓은 것이 있습니다. 저작물을 가지고 모델을 학습시키는 행위 자체는 적법하다고 봤습니다. 그런데 그 저작물을 해적판으로 구했다면 그건 별개의 위법이라고 봤습니다. 학습은 통과했고 수집이 걸린 것입니다. 앤트로픽이 15억 달러를 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Library Genesis와 Pirate Library Mirror에서 받아온 부분이었습니다.
이번 소장이 겨냥하는 곳이 정확히 그 자리입니다. 소니와 워너 채플은 앤트로픽이 가사와 악보가 실린 책 수백만 권을 불법 토렌팅으로 확보했다고 주장합니다. Claude가 가사를 뱉느냐를 다투는 게 아니라 애초에 그 데이터를 어떻게 손에 넣었느냐를 다툽니다.
원고들이 Bartz 사건의 내부 증거를 끌어다 쓰고 있다는 점도 같은 맥락입니다. 앤트로픽이 안전과 윤리를 내세워온 것과 실제 행동이 어긋난다는 주장을 그 자료로 받칩니다. 15억 달러 합의가 억지력이 아니라 사업 비용으로 처리됐다는 것이 원고 쪽 프레임입니다.
건당 2만 5천 달러의 자리
청구 구조에서 실무적으로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저작권 관리정보 조항입니다.
청구는 두 갈래입니다. 고의 침해가 인정되면 저작물 하나당 최대 15만 달러입니다. 그리고 이것과 별개로, 저작권 관리정보(CMI)를 제거하거나 변경한 건마다 최대 2만 5천 달러를 겁니다. 대상 곡이 수만 곡 규모라 이론상 노출액이 수십억 달러대로 올라갑니다.
CMI는 저작물에 붙어 있는 저작자, 저작권자, 이용 조건 같은 식별 정보입니다. 미국 저작권법 1202조가 이걸 고의로 떼는 행위를 따로 금지합니다.
이 조항이 왜 여기 붙었는지가 중요합니다. 학습 데이터 파이프라인은 거의 예외 없이 원본에서 메타데이터를 벗겨냅니다. 텍스트만 남기고 헤더와 저작권 표기와 출처 정보를 지우는 게 전처리의 기본 동작이기 때문입니다. 효율을 위한 엔지니어링 관행입니다.
원고들은 그 관행 자체를 청구 항목으로 만들었습니다. 침해 여부를 곡 단위로 다투면 공정이용 방어와 실질적 유사성 다툼에 들어가야 하는데, CMI 제거는 그 다툼을 우회합니다. 떼었는지 안 떼었는지의 사실 문제에 가깝고, 건수로 세면 곱셈이 빠르게 커집니다. 데이터 파이프라인 설계가 법적 노출 지점이 되는 구조입니다.
창업자를 피고에 넣은 이유
소장에는 회사만이 아니라 공동창업자 다리오 아모데이와 벤저민 만이 개인 피고로 들어가 있습니다.
앞선 음악 소송들은 법인만 걸었습니다. 개인을 넣는 것은 보통 두 가지를 노립니다. 하나는 침해가 조직 하부의 실수가 아니라 경영진이 알고 승인한 결정이었다는 서사를 세우는 것입니다. 고의 침해 인정과 곡당 15만 달러 상한이 여기 걸려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증거개시 범위입니다. 개인이 피고면 그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이 대상으로 들어옵니다.
인용된 곡 목록도 같은 설계로 읽힙니다. Eye of the Tiger, 마빈 게이의 Ain't No Mountain High Enough, 테일러 스위프트의 Paper Rings가 소장에 올라 있습니다. 음악 저작권 목록은 보통 카탈로그 번호와 등록 정보로 채워지는데, 여기서는 대중이 바로 알아듣는 곡들이 앞에 나옵니다. 법정 밖에서 읽히는 것을 염두에 둔 배치입니다.
앤트로픽 대변인은 원고 주장에 동의하지 않으며 법정에서 강력히 방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세 갈래로 갈라지는 압박
볼트에 이미 정리해둔 앤트로픽 블랙리스트와 조달법 3252조와 최근 펜타곤 공급망 위험 지정 무효 판결은 정부를 상대로 한 축입니다. 이번 건은 민간 저작권 축이라 성격이 다릅니다.
겹쳐 놓으면 압박이 세 방향에서 들어오고 있는 그림이 보입니다. 정부 조달 쪽에서는 지정과 무효를 오가며 다투는 중이고, 민간 저작권 쪽에서는 책에서 시작해 음악으로 번졌고, 그 사이 회사는 학습 데이터 확보 방식 전체를 다시 설명해야 하는 상황에 있습니다. 셋 다 모델 성능과는 무관한 축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음악 업계 쪽 계산도 단순하지 않아 보입니다. 라운드힐이 Suno와 앤트로픽을 같은 날 나란히 걸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Suno는 음악을 직접 생성하는 서비스라 대체재 관계가 명확한데, 앤트로픽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같은 묶음으로 다루는 것은 개별 침해의 시장 대체 효과를 다투기보다 데이터 확보 관행 전반을 문제 삼는 쪽이 승산이 있다고 봤기 때문일 겁니다. Bartz 판결 이후 원고 측 전략이 그쪽으로 수렴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제 생각에는 이 소송의 실질적 쟁점은 배상액이 아니라 두 가지로 좁혀질 것 같습니다.
첫째, CMI 제거 청구가 실제로 먹히는지입니다. 아직 AI 학습 데이터 맥락에서 1202조가 대규모로 인정된 선례가 확립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원고가 이기면 학습 데이터 전처리 방식을 바꿔야 하는 회사가 앤트로픽만이 아닙니다.
둘째, Bartz 합의가 만든 가격표입니다. 15억 달러라는 숫자가 나온 이상 이후 원고들은 그걸 기준선으로 삼습니다. 소니와 워너 채플이 수만 곡을 걸고 나온 것도 그 계산 위에 있어 보입니다. 합의가 사안을 닫는 게 아니라 다음 소송의 하한선을 만드는 구조라면, 라이선스 계약으로 넘어가는 편이 결국 싸다는 판단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쪽으로 간 사례가 이미 다른 분야에 있습니다.
한 가지 짚어둘 것은, 이 사안이 "AI가 저작권을 침해하는가"라는 큰 질문과는 조금 다른 자리에 있다는 점입니다. Bartz 판결이 학습 자체는 통과시켰기 때문입니다. 지금 다투는 건 데이터를 어디서 어떻게 가져왔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지웠느냐입니다. 훨씬 좁고 훨씬 사실 확인에 가까운 문제이고, 그래서 방어가 더 어렵습니다.
참고: Sony Music, Warner sue Anthropic, alleging a "brazen campaign" of intellectual property theft · Sony Music Publishing and Warner Chappell sue Anthropic in multi-billion dollar lawsuit · Sony and Warner sue Anthropic for 'blatant violation' of copyright law · Sony, Warner Sue Anthropic for Allegedly Illegally Training Clau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