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ZAK, AI 검색에 미디어법 적용 - DSA 면책 조항 배제 첫 사례
이 글은 독일 ZAK 공식 결정 (2026-07-15) 및 The Decoder 보도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2026년 7월 15일, 독일 방송면허감독위원회(Kommission für Zulassung und Aufsicht, ZAK)가 Google AI Overviews와 Perplexity AI를 독일 미디어 사업자로 공식 분류했습니다. AI 검색 서비스가 미디어법 적용 대상이 된 세계 첫 사례입니다. 핵심은 EU 디지털서비스법(DSA)의 플랫폼 면책 조항이 AI 생성 콘텐츠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법률 해석입니다.
ZAK의 법적 논리
ZAK 결정의 핵심 논리는 AI 요약물의 성격 규정에 있습니다.
기존 검색 엔진은 제3자 콘텐츠를 링크로 나열합니다. 이 경우 검색 사업자는 단순 중개자이고, 게재된 콘텐츠의 내용에 대한 법적 책임은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DSA 제6조가 보호하는 "단순 연결(mere conduit)" 상태입니다.
AI Overviews와 Perplexity는 다릅니다. 이 서비스들은 여러 출처에서 정보를 수집한 뒤, LLM이 이를 선택·재조합·요약해 새로운 텍스트를 생성합니다. ZAK는 이 과정을 "콘텐츠 생산"으로 봤습니다. 출처를 단순히 잇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편집물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법적 판단 구조를 풀면 이렇습니다. DSA 제6조 면책은 "자신이 제공하지 않은 정보를 전달하는" 서비스에만 주어집니다. AI가 출처 문서들을 합성해 생성한 텍스트는 AI 사업자가 직접 생산한 정보입니다. 단순 연결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므로 면책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논리입니다.
DSA 면책이 빠지면 무엇이 달라지나
DSA 면책이 사라지면 Google과 Perplexity는 독일 미디어법상 정규 미디어 사업자와 동일한 의무를 집니다.
정확성 의무. 보도된 내용에 오류가 있으면 수정하고 공지해야 합니다. AI 환각(hallucination)으로 잘못된 정보가 AI Overviews에 등장했을 때 현재는 Google 플랫폼 약관으로만 책임이 정리되지만, 미디어법 적용 시에는 독일 미디어법상 정정 의무가 붙습니다.
투명성 의무. 콘텐츠가 어떤 원칙으로 선택·편집됐는지 공개해야 합니다. AI 검색이 어떤 출처를 얼마나 가중해 요약에 포함했는지를 규제 기관이 들여다볼 수 있는 근거가 생깁니다.
미디어 다원성 의무. 특정 시각, 특정 언론사가 검색 요약에 편향적으로 반영되거나 배제되는 경우 규제 대상이 됩니다. 알고리즘이 어떤 출처를 요약에 우선하는지가 미디어 다원성 관점에서 점검될 수 있습니다.
결정의 즉시 집행력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ZAK 결정은 항소 절차와 별개로 즉시 집행 가능합니다. Google이 항소하더라도 결정 효력은 당장 발생합니다.
Google과 Perplexity의 처지
두 회사는 처한 상황이 약간 다릅니다.
Google의 경우 AI Overviews는 이미 대부분의 검색 쿼리에 붙어 나옵니다. 사용자가 질문을 입력하면 AI 요약이 먼저 뜨고 링크는 그 아래 배치됩니다. 이 구조가 독일 미디어법 적용을 받게 되면 Google은 독일 내 AI Overviews의 형태를 바꾸거나, 독일 규제 기관에 편집 원칙을 등록하고 정기 보고를 해야 할 수 있습니다. Google이 항소를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지만, 즉시 집행력 때문에 그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의무는 유효합니다.
Perplexity의 상황은 더 복잡합니다. Perplexity는 AI 검색 자체가 제품의 전부입니다. Google처럼 기존 키워드 검색으로 돌아갈 수 있는 폴백이 없습니다. 미디어법 적용 시 편집 기준을 문서화하고 규제 보고를 수행해야 하는 운영 부담이 스타트업 규모로는 상당합니다.
두 회사 모두 ZAK 결정이 EU 전역의 유사 규제로 도미노처럼 확산될 가능성을 더 우려하고 있을 것입니다.
왜 EU 전체의 문제인가
ZAK 결정의 법적 근거는 독일 국내법 고유 조항이 아니라 DSA 해석입니다. DSA는 EU 전회원국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규정입니다.
ZAK의 논리, 즉 "AI가 합성한 텍스트는 플랫폼이 생산한 콘텐츠이며 DSA 면책 대상이 아니다"라는 해석을 다른 EU 회원국 규제 기관이 채택하면 동일한 결론에 도달합니다. EU 집행위원회가 이 해석을 공식 가이드라인에 반영하거나, 유럽사법재판소(CJEU)가 유사 사건에서 같은 판단을 내리면 27개국 전체에 구속력이 생깁니다.
AI 검색이 미디어법 규율 대상이 되면 생기는 가장 큰 변화는 알고리즘 투명성 요구입니다. 지금까지 AI 검색 사업자는 요약 생성 방식을 영업비밀로 보호할 수 있었습니다. 미디어 사업자 지위가 붙으면 규제 기관이 접근할 수 있는 내용이 달라집니다.
한국과의 관련성
한국에서는 아직 AI 검색에 대한 직접적 미디어법 적용 논의가 공식 규제 단계에 이르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결정이 시사하는 방향은 한국에도 적용됩니다.
네이버 AI 검색 요약, 카카오 AI 어시스턴트의 뉴스 요약 기능이 유사한 법적 분류를 받을 소지가 있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나 공정거래위원회가 AI 검색의 콘텐츠 성격을 어떻게 볼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ZAK 결정은 하나의 선례 논거로 쓰일 수 있습니다.
논쟁의 쟁점
이 결정에 비판도 있습니다. AI가 생성한 텍스트를 인간 편집자가 작성한 기사와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이 적절한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입니다. AI 요약은 편집 의도가 없고 원저작자의 표현을 모아 재조합한 결과물에 가깝다는 반론이 있습니다.
반면 규제 측에서는 알고리즘 자체가 편집 의도를 담는다고 봅니다. 어떤 출처를 요약에 포함하고 어떤 표현을 선택할지를 결정하는 가중치와 필터가 실질적인 편집 행위라는 논리입니다.
Google의 항소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유럽사법재판소까지 가면 어떤 판단이 나올지가 이 논쟁의 최종 분기점이 될 것입니다.
독일 ZAK 공식 발표: https://www.broadbandtvnews.com/2026/07/14/german-media-regulator-applies-media-law-to-ai-search-services-in-landmark-rul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