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IC 2026 - 중국의 AI 거버넌스 독자 체계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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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CGTN, Modern Diplomacy, TechTimes, 헬로디디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2026년 7월 17일, 상하이에서 WAIC 2026(세계인공지능대회)이 개막했습니다. 2018년 출범 이후 규모 면에서는 매년 컸지만, 올해는 결이 다릅니다. 개막 전날인 16일, 29개국이 세계인공지능협력기구(WAICO, World Artificial Intelligence Cooperation Organization) 창설 협정에 서명했습니다.

중국이 AI 거버넌스를 독자적으로 제도화하기 시작했습니다.

WAICO: 새 블록의 등장

WAICO는 OECD AI 원칙, G7 히로시마 AI 프로세스, EU AI 법, 영국 블레츨리 파크 선언 등 서방 주도의 AI 거버넌스 틀에 대한 중국 주도 대안입니다. 29개 서명국의 구체적 면면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WAIC 참가국 구성을 보면 글로벌 사우스(아프리카·동남아·남미)가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구조 자체는 선례가 있습니다. ITU(국제전기통신연합)에서 표준 선점을 경쟁하던 방식, 일대일로 디지털 인프라 사업 등 중국이 기존에 써온 다자 틀 전략과 같습니다. 기술 표준을 만드는 자리에 먼저 앉는 것이 기술 자체만큼 중요하다는 계산입니다.

시진핑 첫 참석의 의미

2018년 대회 출범 이후 시진핑이 WAIC 현장에 나타난 것은 올해가 처음입니다. 개막식 기조연설도 직접 했습니다.

그 신호는 명확합니다. 중국 정부가 AI를 더 이상 산업 정책 차원이 아닌 외교·안보 의제로 다루겠다는 선언입니다. WAICO 창설과 시진핑 참석을 같은 날짜에 맞춘 연출도 우연이 아닙니다. AI 거버넌스 전선을 열겠다는 공식 표명입니다.

국내 정치 맥락도 있습니다. DeepSeek 이후 중국 AI가 기술적으로 서방 격차를 좁혔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Kimi K3 등 오픈웨이트 대형 모델 출시가 이어지면서 "표준을 우리 쪽에서 만들 수 있다"는 논리가 힘을 얻었습니다.

중국 AI 거버넌스 전략의 구조

중국의 AI 거버넌스 접근은 미국·유럽과 다른 두 가지 축에 있습니다.

첫째, 속도보다 표준 선점입니다. 미국이 기업 주도의 빠른 개발과 사후 규제를 선택한 반면, 중국은 생성 AI 서비스 규정(2023), 딥페이크 규정(2022), 알고리즘 추천 규정(2022) 등 선행 규제 프레임을 일찌감치 만들었습니다. 국내 규제가 갖추어진 틀을 WAICO를 통해 국제 표준으로 밀어올리는 수순입니다.

둘째, "개방적·포용적 거버넌스"라는 프레이밍입니다. 중국은 WAIC 2026에서 "AI 혜택의 불균등한 분배"를 문제로 내세우고, 개발도상국이 AI 접근성에서 소외되지 않아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습니다. 이것은 서방 AI 거버넌스 논의가 안전·민주주의·인권 중심인 것과 대비됩니다. 어느 쪽 프레임이 글로벌 사우스에 더 설득력 있게 들릴지는 자명합니다.

요슈아 벤지오의 참석

WAIC 2026 연사 중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요슈아 벤지오입니다. 딥러닝 연구로 튜링상을 받았고, 최근에는 AI 위험성을 가장 강하게 경고해온 연구자 중 한 명입니다. 그가 유엔 AI 거버넌스 틀에 관해 발표하기 위해 중국 정부 주최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해석은 엇갈립니다. 중국 주최 포럼이라도 AI 안전 의제를 올려야 한다는 실용주의적 판단일 수 있습니다. 또는 WAICO 창설이 유엔 중심 AI 거버넌스와 연계될 여지가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AI 안전 커뮤니티와 중국 AI 거버넌스 이니셔티브 사이에 채널이 열렸다는 사실은 새롭습니다.

분열하는 AI 거버넌스

솔직히 말하면, WAICO가 실질적 표준 제정 기구로 기능할지는 아직 모릅니다. 서명국 수(29개)와 면면, 조직 구조, 의사결정 방식이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WTO나 ITU처럼 작동하는 다자 기구가 될 수도 있고, 선언적 연대 조직에 그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이 AI 거버넌스를 독자 제도화하기 시작했다는 사실 자체는 이미 변수입니다. 지금까지 AI 거버넌스 논의는 OECD·G7·EU·영국이 의제를 설정하고 중국이 그 틀 밖에 있는 구도였습니다. WAICO가 그 구도를 흔드는 공식 장치가 됐습니다.

AI 기술이 누가 어떤 방식으로 개발하느냐를 놓고 미·중이 경쟁하는 것처럼, 그 기술을 어떻게 규율하느냐의 틀도 두 진영이 따로 만들어가는 시대가 됐습니다.

출처: CGTN, Modern Diplomacy, TechTimes,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