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트 플릿 하루 운영 회고
근 며칠 간 하루 종일 그록 봇을 굴렸습니다. 나름의 노하우도 생겼고,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계속해서 실험하는 맛이 있습니다. 에이전트 분업화, 에이전트 간 소통, 자동화가 이렇게 편리하게 구현된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제가 그동안 만든 에이전트 구성을 소개합니다.
Chief of Staff
여러 에이전트를 굴릴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대장을 정하는 일입니다. 모든 에이전트가 사용자와 대화하면 안 됩니다. 비서 실장 역할의 봇을 하나 세우고, 다른 에이전트를 관리하도록 만드세요. 에이전트는 다른 에이전트를 만들거나 다른 에이전트의 지침을 수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들에게 지시하고 그들끼리 대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용자는 하나의 에이전트와만 대화하면 됩니다. 그래야 입출력 부하가 줄어듭니다.
이 구조가 중요한 이유는, 불필요한 소통을 줄이고 사용자의 편의를 증진하는 목적도 있지만, 모든 에이전트가 무차별적으로 작업하면 엄청난 속도로 토큰을 소모합니다. 게다가 에이전트 간의 쓸모없는 대화들을 하나하나 사용자가 점검하기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대장 에이전트는 수준 이하의 결과물을 반려하고 에이전트를 원할하게 운용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Drive Keeper
저는 구글 드라이브를 아주 많이 사용합니다. 그래서 구글 생태계와의 연동은 저에게 아주 중요합니다. 그록 봇과 구글은 마치 같은 회사인 것 마냥 연결이 부드럽습니다. 여러 계정을 연결할 수도 있고, 여차하면 가상 컴퓨터에 gws를 세팅해 더 많은 작업을 할 수도 있습니다. Drive에 있는 자료를 그록 봇의 컨텍스트로 사용하고 실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계정 별로 Gmail을 읽어 구글 캘린더나 구글 킵에 정리하는 일은 이제 애들 장난 같네요. 그록 봇은 복잡하고 방대한 문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구글 슬라이드를 제작하는 실력은 형편이 없었습니다. (사실 이건 어느 AI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적당한 스킬을 찾아 붙여주었습니다. 물론 그 스킬은 그록 봇이 찾았습니다.
Obsidian keeper
옵시디언 관리는 저에게 있어 최대의 숙제입니다. 손수 관리하는 볼트를 제외한 LLM 위키와 블로그 등 옵시디언 볼트를 관리해 줄 에이전트가 항상 필요합니다. 이전에는 클로드 코드로 관리했는데, iOS, iPad 등 다양한 기기에서 다루는 것이 다소 불편했고, 무엇보다 많이 비쌉니다. 클로드가 잘하는 글쓰기, 윤문 정도를 제외한 기계적인 관리는 그록 봇에게 맡겨보고자 했습니다.
클로드 코드가 하던 대부분의 작업을 그록 봇으로 이식하는 작업은 몹시 부드러웠습니다. 쌓여있던 노트를 정리하고 규칙에 금이 가던 볼트 구조를 손보는 데에는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름이 중복된 인물 파일 350개를 지워 정리했고, 참조가 끊긴 위키링크 572곳을 걷어냈습니다. 편집 작업 산출물과 자료 조사 결과가 임시 수신함과 허브에 계속 쌓였습니다. 고아 파일과 시스템 캐시 파일, 참조되지 않는 이미지를 정리했고, 파일명에 든 대괄호 때문에 깨진 링크도 고쳤습니다. 그록은 아주 빠르고 놀라운 모델이네요. 하지만 글은 눈물나게 못쓰더랍니다. 애증의 클로드가 아직 할 역할이 남아있어서 기쁩니다.
Signal monitor
자료 조사를 위한 에이전트도 필수죠. 이 작업에서 가상 컴퓨터가 수행하는 역할은 정말 놀랍습니다. 아마 전 세계에서 xAI만 저지를 수 있는 일일 겁니다. 링크드인과 X를 가상 컴퓨터에서 로그인하고 에이전트가 살펴보도록 지시했습니다. 이 로그인 세션은 유지되므로 나중에 같은 작업을 반복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다만 그록임에도 불구하고 X API가 아닌 컴퓨터 유즈 방식으로 탐색해야 하는 건 아쉽습니다. 그록 웹이나 그록 빌드는 별도 과금 없이 X API 일부를 사용할 수 있었는데, 그록 봇은 그렇지 않습니다.
threads, instagram, facebook도 연결을 시도했으나 알 수 없는 이유로, 범인은 생각하지 못할 법한 방식으로 나쁜 사용자 경험을 선사하는 메타를 보았습니다. 메타의 서비스는 앞으로 영영 쓸 일이 없을 것입니다.
Finance
그록 봇으로 수행한 작업 중 가장 놀라운 일입니다. 제 그록 봇은 이미 저의 실제 한국 증권 계좌로 매일 주식 투자를 합니다. 이 작업은 나중에 별도의 자료를 제작할 생각이 있습니다.
Kakaotalk Keeper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카카오톡 자동화는 가능하나 비효율적입니다. 카카오톡 리눅스 버전이 없어서 Windows 에뮬레이터 Wine으로 실행해 로그인하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채팅방을 탐색해 대화를 읽고 답변을 전송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컴퓨터 유즈 방식이라 불안정하고 얻는 게 적어 걷어냈습니다.
최근에 AI 기술에 대한 회의감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개발자로서 AI를 공부하지도 않고, 일반 사용자의 입장에서 사용하다보니 과도하게 빠르고 많은 동향에 지쳐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록 봇은 간만에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가상 컴퓨터를 제외하면 엄청난 기술적 차이가 있는 건 아니지만, 사용자 경험을 중시한 설계가 이토록 강력한 메리트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이제는 요금제도 많이 내려왔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해보고 저와 같은 좋은 경험을 느끼기를 바랍니다.